1. 소형 원자로(SMR) 란?
2. 소형원자로의 개발 방식
3. 원자력의 변천사
4.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목받는 이유
5. 활용 가능성
6. RE100 을 넘어 CF100으로
7. 대한민국의 기술
1. 소형 원자로 (SMR) 란?
소형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는
기존 대형 원자로와 달리 크기가 작고, 모듈화된 설계로 제작되는 차세대 원자로입니다.
소형모듈원자로(SMR)는 잠수함의 원자로 기술을 민간 발전용으로 전용한 원자로로, 300메가와트 이하의 전력을 생산합니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크기가 작아 설치 공간이 적게 들고,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어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이 블록으로 집을 만드는 것처럼, 필요한 곳에 블록을 조립하듯 설치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이런 SMR은 발전뿐만 아니라 해양 플랫폼, 산업용 열공급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소형 원자로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안전성 입니다.
대형 원자로는 설계와 운영에서 많은 안전장치가 필요하며, 사고 발생 시 그 영향도 매우 큽니다.
반면, 소형 원자로는 크기가 작아 냉각과 같은 안전장치를 훨씬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MR은 자연 대류를 이용해 비상 시 전력 없이도 냉각을 유지할 수 있는 수동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모듈 단위로 제작되어 사고가 발생해도 특정 모듈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면 되므로 전체 시스템이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해도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훨씬 낮습니다. 이런 안전성은 특히 인구 밀집 지역이나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2. 소형원자로의 개발 방식
소형 원자로의 개발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기존 대형 원자로 기술을 소형화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이미 검증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개발 기간이 짧고 안정적입니다.
둘째, 새로운 개념의 원자로를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고온가스로를 사용해 높은 온도를 활용하거나, 소듐 냉각 방식을 채택해 더 높은 안전성을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셋째, 핵융합 기술을 적용하거나 초임계 CO2 발전 기술과 결합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방식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용도에 맞게 선택됩니다.
3. 원자로의 변천사
원자력의 변천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처음 원자력은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원자폭탄으로 시작된 원자력 기술은 이후 전력 생산에 응용되며 상업 원자력 발전소로 이어졌습니다.
1970~1980년대에는 대형 원자로가 주요 전력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규모가 클수록 경제적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크기가 작고 효율이 높다는 이른바 소형모듈원전(SMR)이 등장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SMR은 300MWe 규모 이하의 소형 원자로입니다.
과거 미국의 항공 모함, 핵 잠수함에 적용되던 기술로, 최근에는 전력 생산을 위한 목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최신 원전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소형’이라는 점이 강조됩니다. 공장에서의 대량 제작 및 조립을 통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원전 규모가 작아질수록 건설 단가는 높아집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이 지난 40년간 SMR 상용화를 위해 수십 조 원을 투자하고도 뼈 아픈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전 세계 원자력 산업계와 학계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SMR에 희망을 걸었습니다. 대형 원전이 야기한 체르노빌의 막대한 사고 피해를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기대는 2017년 미국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의 파산으로 좌절로 바뀌었습니다.
맞습니다. 체코 원자력 수주시 지식재산권 분쟁을 했던 바로 그 웨스팅하우스입니다.
웨스팅하우스는 600MWe 규모의 SMR 상용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경영진은 경제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1000MWe 규모로 용량 증대를 시도합니다. 미국 보글 원전 등의 건설을 추진하면서 잦은 설계 변경과 건설 지연으로 63억 달러(약 7조 원)의 손실을 입고 기업이 매각됩니다.
미국 뉴스케일(Nuscale)은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가깝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웨스팅하우스와 같이 경제성을 이유로 50MWe에서 77MWe 규모로 용량 증대를 시도합니다. 1kW당 건설 단가가 2003년 1,718달러(약 194만 원)에서 2020년 8,500달러(약 964만 원)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SMR은 수십, 수백 기를 건설해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21년 6월 테라파워(TerraPower)의 소듐냉각고속로(SFR)에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SFR은 고속로의 열을 물 대신 소듐으로 식힙니다. 냉각제인 소듐의 높은 녹는점(700도)으로 노출 사고시 고체와 된다는 점이 안전성으로 부각된 것입니다.
다만 소듐은 알칼리금속이기 때문에 산화반응이 격렬하며, 특히 물과 접촉했을 때의 수산화반응은 폭발에 준하기 때문에 용융 상태의 소듐이 누출되면 공기 중의 산소와 습기를 만나 심각한 화학화재가 일어난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5년 일본 몬쥬 고속로 화재 사고가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16년 몬쥬 고속로의 폐로를 결정했지만, 현재도 연간 약 2,000억 원의 운영비가 투입됩니다. 소듐과 함께 굳어진 핵연료를 외부로 꺼낼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약 11조 원의 투자가 커다란 핵폐기물로 전락한 것입니다.
4.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목받는 이유
소형 원자로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이유 때문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에너지 독립을 강조하며 석탄, 천연가스와 함께 원자력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재부각시켰습니다.
소형 원자로는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기존의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데 적합한 대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또한, 미국은 소형 원자로를 통해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고, 수출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기대했습니다.
특히, SMR은 군사 기지, 외딴 지역, 재난 지역 등 전력 공급이 어려운 곳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5. 활용 가능성
앞으로 소형 원자로는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큽니다.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지역 난방 등 여러 분야에서 SMR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 AI 데이터 센터, 전기자동차 충전소와 같은 고전력 소모 산업에서도 소형 원자로의 활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시설들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며,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산업 분야입니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보급 확대는 대규모 충전 인프라와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므로, SMR은 이러한 요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6. RE100 을 넘어 CF100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RE100(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목표)을 넘어 CF100(Carbon Free 100%,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에너지 전략)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RE100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책인 반면, CF100은 원자력을 포함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를 활용하려는 접근법입니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있는 반면, 원자력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CF100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특히,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AI 데이터 센터와 같은 분야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제공하기 위해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또한, 재생에너지가 간헐적이라는 단점을 보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극지방 연구 기지나 심해 탐사 시설과 같이 에너지가 필요한 특수 환경에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 경제적 파급 효과도 기대됩니다.
7. 대한민국의 기술
대한민국에서도 소형 원자로 개발에 주력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중심이 되어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한국은 특히 SMART와 i-SMR이라는 두 가지 독자적인 소형 원자로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는 중소형 원자로로, 해수 담수화와 전력 생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원자로입니다.
i-SMR은 차세대 소형 모듈형 원자로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극대화한 설계를 특징으로 합니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원자로 모듈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해양용 소형 원자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도 방사선 차폐 재료, 열교환기 등 소형 원자로 관련 핵심 부품 개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SMR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원전 기술력을 더욱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소형 원자로는 크기와 효율성을 바탕으로 기존 원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와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대한민국 역시 이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